스물여덟과 서른여덟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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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멋진 하루]
 
차에 탄 그는 운전하는 나를 응시한다. 나는 운전이 좋다. 엑셀을 밟는 짜릿함, 일각의 순간을 포착해서 끼어드는 쌔끈함, 예술의 전당 앞길 그 모호하게 굴곡진, 딱히 경사가 있는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도 쿨렁거리는 그 도로를 달릴 때 그 묵직한 굴곡의 쿨렁거림은 비교적 고급으로 설계한 운전석 의자에서 한 번 더 승화되어 야릇한 눌림으로 나의 회음부를 압박한다. 압박한다. 떨어진다. 압박한다. 나를 둔하게 쳐 대는 나의 운전석 쿠션.
 
'한번은 여기서 사정한 적이 있었지'
 
회상은 잠시 접어 두게 된다. 왜냐면 어느덧 나의 팔의 살결, 28살과 비견해도 부족하지 않은 엄마가 유일하게 남겨 주신 생리적 유산인 실크 같은 살결을 그의 손이 느끼고 있다.
 
"너 운전 멋있게 한다."
 
그가 말한다.
 
"너에겐 소녀와 마녀가 공존하는 그런 느낌이야. 넌 마치 고등학생 같은 청초함과 창녀 같은 마성을 같이 가졌지..."
 
"그래?"
 
"어제 잔 여자보다 부드러워."
 
"그래?"
 
"너의 미소가 좋아. 너는 나를 완전히 무장 해제시켜."
 
"그래?"
 
조금씩 위로 올라온다. 신호가 멈췄다. 나의 숨도 잠시 멈췄다. 목선... 나의 성감대 1호. 그의 손이 점령했다. 다시 파란불이다.
 
"제대로 가고 있나? 내비게이션 좀 봐줘."
 
나는 묻는다. 나의 목선은 완전히 지배당했다. 목소리가 떨리지 않은 건 아마 경험 때문이다. '이 정도로 떨기엔 뭐, 우습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도 그 많던 경험에도 불구하고 예외 없이 목선을 더듬는 그의 손가락 끝에 나의 신경세포가 완전히 새로운 여행을 시작한다. 손이 손이라 해도 다 같은 손이 아니다. 내가 늘 헛소리로 씨부렸던, 영혼, 그의 손길에서 나는 영혼을 느낀다. 그도 그럴 것이, 나에 대한 그리움을 억누른 채 3개월을 기다렸다가 한국에 온 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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